귀마 본체(와 그 영향력) 및 잡졸 레벨의 악령은
일반적인 혼문으로 봉쇄할 수 있는 듯하며
작중에서 균열이 이곳 저곳에서 대대적으로 등장하기 전에는
비교적 레벨이 높은 소수의 악령만 어찌어찌 혼문을 뚫었고
이를 헌터들이 틈틈히 제거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하이재킹을 시도했던 악령들의 경우
정체가 밝혀지기 직전까지 헌터들이 몰랐다던가,
엄연히 고위 악령인 사자 보이즈가 등장할 때도
헌터들은 거리 공연 당시에나 그들의 침투 및 정체를 알아챘다.
반면 목욕탕 전투에서 악령의 대대적인 침투에
조이가 이런 건 처음 본다고 할 정도로,
혼문이 멀쩡했다면 잡졸이 이 정도 숫자가 나온다는 건
평소라면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태초의 헌터는 무당으로,
굿에 동원되는 춤과 노래로 악령을 물리친다는 설정이
시대를 내려와 아이돌로 이어졌다.
콘셉트가 독특하다 보니 황당한 설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으나
사실 "무당 팔자가 연예인 팔자"라는 말은 예전부터 많이 사용되던 표현이다.
한국의 전통 무당은 애초에 고을의 사또나 부잣집 등이
비싼 비용을 대고 마을에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서 굿을 치렀는데,
현대 아이돌도 지자체 등에서 출연료를 주고 공연을 여는 것과 비교하면
묘하게 비슷한 면모도 있다.
애초에 아이돌을 포함한 가수 전반이 90년대 전반만 해도
이른바 '딴따라'라고 멸시받던 걸 생각하면 큰 위화감이 없기도 하다.

홀로 어둠을 밝히랴, 우리 노래 부르리라,
굳건한 이 소리로 이 세상을 고치리라
셀린이 세계관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음악의 가사다.
즉 헌터에게 있어 악령을 퇴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노래와 소리로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걸 강조한다.
아쉽게도 사운드트랙에서는 보컬이 빠져 있다.

한국의 퇴마와 관련된 묘사가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전통적으로도 중국의 도사나 일본의 음양사처럼
한국의 무당은 구군복과 환도를 패용하고 장군신을 모시는 이들이 존재했으며
작중에 등장하는 요괴들과 생김새와 행태가 유사한
도깨비·악귀·역신·화재신 등의 부정적인 존재들은 적극적으로 쫓아내거나
봉인해야 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화전치기나 귀신 착수, 도깨비 굿과 액막이 굿 같이
악령을 쫓아내거나 봉인하는 '항마'나 '봉마'에 가까운 의례들이 존재했고,
당장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역사서에서도
장희빈이 무당을 불러 저주를 했다는 기록이 넘쳐난다.
해원과 같은 개념이 표현되지 않았으니
제대로 한국 문화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었지만,
인류의 역사 상,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주술은
초자연적인 힘을 빌어 자기 집단의 복을 빌거나
상대 집단을 저주하는 두 가지 방면으로 활용되었으며
한국 문화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인식은 외래 문화의 유입에 대한 경계와
민족주의의 득세로, (주로 미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퇴폐적이고 사악한 외래 문화와 대결하는
순수하고 선한 한국 전통 문화라는 이미지를 부여하려는 시도가
전방위로 일어났던 80~ 90년대의 문화적 영향으로 볼 수 있다.
현대적으로는 퇴마록 이후 이어진 퇴마형 어반 판타지 장르의
연장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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