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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에 통킹만 사건을 명분으로 시작된 베트남 전쟁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실전투입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선조뻘인 개런드 소총부터가 
탁 트인 미국이나 유럽의 평야에서의 사용을 기준으로 만든 소총이었고 
그것을 자동사격만 가능하게 만든 M14 또한 
평야에서의 사용에 특화되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데, 
게다가 총의 길이도 매우 길어서 
엄폐물이 차고 넘치는 정글에 행군하면서 
툭하면 어딘가에 걸리는 건 일상이었고 
정글 속 짱 박히거나 땅굴에 짱 박혀 틈만 나면 56식 자동소총이나 
MAT-49를 퍼붓고 달아나는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베트콩)들을 
상대로 고전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우선 반동이 세서 자동사격 시에 다루기가 힘들었다. 
앞서 말했듯 M2 카빈이 "저지력이 낮은" 것은 
탄환의 대인저지력이 낮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동 사격 시 총의 컨트롤이 어려워서 명중률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만들어진 M14는 
M2 카빈보다 더 강력한 탄을 써서 
자동 사격 시의 컨트롤이 더 어려운 총이 되고 말았다. 
즉,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더 키운 것이다. 
결국 많은 M14들이 탄약도 아낄 겸 해서 조정간을 땜질해 버려 
자동사격을 못 쓰게 만들고 반자동으로만 발사되게 개선(?)되었다. 
즉 20발짜리 M1 개런드가 된 것. 


다만 분대당 3명의 자동소총수가 있던 해병대에서는 
자동사격이 가능한 M14를 채용한 부대도 일부 있었다. 
그 자동사격이 가능한 M14의 제식명칭이 바로 M15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근접 상황에서 
화력을 양껏 퍼부을 수 없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며, 
상기한 대로 베트남전은 정글전, 
즉 엄폐물이 널리고 널린 정글에서의 싸움이라 
은엄폐로 접근을 시도하거나 매복 후 기습 등을 통한 
근접전이 터지기 굉장히 쉬운 환경이었기에 
이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였다. 
뭣보다 자동사격을 제거할 거면 차라리 개런드를 갖다 쓰지 
굳이 새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더불어 총기 자체도 지나치게 길기 때문에 
나무가 빡빡하게 들어찬 정글에선 움직이기 힘들었다. 
상기한 베트콩들의 무장인 AK류가 900mm 정도로 
비교적 수월하게 나무들 틈에서 휘두를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1,100mm나 되는 길이는 거추장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 외에도 정글의 높은 습도 때문에 
목재 총몸이 습기를 머금고 팽창하면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속출했다. 
그나마 수송부대는 습격을 받을 시 트럭에서 나와 대응한다는 게 교리라서 
크기에 구애를 받지 않았으며 
건 트럭까지 있어서 대응할 시간은 있었고 
M16에 비해 월맹군을 확실하게 죽일 수 있는 
M14는 수송부대에겐 낫다 생각해 M14를 잠깐 굴렸지만, 
매복에 그대로 걸려주는 거나 다름없었기에 
대응사격을 하면서 신속이탈하기에 용이한 M16으로 모두 대체되었다.


여담으로 T48(FN FAL)이 미군에 제식으로 채용되었다면 
차후 M16으로 제식화기를 전환하는 과정이 나름 수월했을 것이다. 
직선형에 가까운 개머리판이나 권총손잡이, 
엄지로 조작 가능한 셀렉터 등 
인터페이스의 실루엣은 비슷하고 
총몸을 상하부로 나누는 개념도 비슷한 만큼 총기 정비교육도 비슷했다.


아무튼 계속되는 M14의 문제로 인해 
현장에 있는 군인들의 원성과 심한 교전비에 시달리던 미군은 
다급히 대체품을 찾기 시작한다. 
당시의 미국 공군참모총장이었던 커티스 르메이(Curtis E. LeMay) 대장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미국 공군 기지 경비용으로 소수 도입된 
콜트 사의 M16을 평가해 봤는데, 
의외로 쓸만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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